두 가지 수로 시스템과 두 개의 펌프

 

폭염과 함께 가뭄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은 농부들이다.

속되면 농촌의 과수농가에서는 열매가 크지않고 수확량도 떨어지므로 이만저만 근심거리가 아니다. 반대로 장마가 너무 길어져도 문제이다. 변충해가 창궐하여 낙과도 많이 발생하고 과일의 당도도 떨어진다.

가뭄이나 홍수 어느 때라도 농사에 꼭 필요한 것이 양수기이다. 가물 때에는 메마른 땅에 물을 끌어 들여야하고, 홍수때에는 농작물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물을 퍼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을 대거나 퍼내는 양수기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큰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 몸에도 가뭄과 홍수가 있어서 이를 잘 조절하지 못하면 병이 나고 만다. 혈관이 막혀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는것을 가뭄이라고 한다면, 혈압이 너무 높거나 혈액을 잘 거르지 못해 부종이 발생한 것은 장마로 인한 수해에 비유할 수 있다.

 

-보내는 수로 시스템과 심장이라는 펌프

뇌와 같은 인체의 여러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혈액이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 즉 혈루가 순조로와야 한다. 그런데 이 혈액의 흐름(혈류)은 항상 똑같지 않고 인체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한다. 예를 들면 걷거나 뛰면 더많은 혈액이 다리 근육 등으로 공급되고, 밥을 먹어서 소화 과정이 진행될 때에는 위장이나 간으로 더 많은 혈액이 보내진다. 이렇기 인체는 각 기관의 필요에 맞추어 혈류량을 배분하느 매우 정교한 수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 수로 시스템에는 양수기 역할을 하는 두 개의 펌프가 있다. 하나는 혈액을 인체 여러 곳으로 보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보냈던 혈액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하는 펌프가 바로 심장이다. 우리가 쉬고 있을때 이 펌프는 1분에 60~70 번 정도 혈액을 뿜어낸다. 그러나 활동 수준이 높아지면 거기에 맞추어 펌프질 횟수가 증가한다. 예를 들어 숨이 턱밑에 찰 정도로 계속 달리기를 한다면 1분에 130번,150번이상 또는 최대로 운동을 할때에는 200번 가까이도 펌프질한다. 이 심장이라는 펌프는 자주 작동시킬수록 크기도 커지고, 더많은 혈액을 펌핑하면서도 에너지는 적게 쓰며 효율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개선된 심장을 '스포츠심장' 이라고 한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처음에는 대동맥을 따라 흐르는데, 그 후로 수백,수천번 갈라져서 마침내 모세혈관이라는 매우작은 수로를 따라서 조직세포에 이르게 된다. 심장이 혈액을 펌핑할 때마다 엄청난 역동적인 파동이 동맥혈관을 따라 인체의 모든 방향으로 일어난다. 즉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이 지나갈때 동맥혈관은 순간적으로 꿈틀거리며 파동을 일으켜서 심장에서 먼곳까지 혈액이 밀려나가게 한다. 이 파동은 손목 부위 등에서 느낄수 있는데, 이것을 맥박이라고 한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팔다리를 움직인다는 것은 단순히 팔다리의 근육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심장 펌프와 온몸에 걸쳐 있는 혈관을 역동적으로 작동시키는 일이다."

 

-돌아오는 수로 시스템과 근육 펌프

그렇다면 인체 여러곳으로 보냈던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되돌리는 펌프는 무엇일까?

그 펌으가 바로 '근육펌프' 인데, 작동원리는 다음과 같다.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로는 정맥혈관을 통해서이다. 그런데 이 정맥혈관 속은 무수히 많은 밸브 구조로 되어 있다. 이 밸브는 한 방향으로만 열려는 여닫이문처럼 되어있어 혈액을 심장쪽으로만 흐르게 된다. 이밸브는 몸을 움직일때 심장쪽으로 쉽게 열린다. 즉 근육이 수축하여 정맥혈관이 압력을 받으면 밸브가 심장 방향으로만 열려 혈액은 심장쪽으로 밀려나간다. 몸을 움직일수록 근육펌프가 작동하여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액의 흐름이 촉진되는 것이다.

지금 책상 앞에 앉아 있다면 기지개를 펴듯이 심호픟과 함께 목과 상체를 움직여 보자. 또는 잠시 일어나서 주변을 걸어보자. 그 간당한 동작만으로도 내 몸에 있는 두 개의 펌프를 작동시킨 셈이다. 내몸의 가뭄과 홍수는 너무 오랜 동안 이 펌프를 제대로 사용하기 않아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내 몸에 가뭄이나 홍수가 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대비책은 틈만 나면 몸을 눕히던 소파와 침대에서 벗어나서 이 두개의 펌프를 작동시키는 것이다.